2008년 9월 17일 수요일

그녀와 헤어진지 3일째- 사랑과 창


그녀와 헤어지며 술을 먹었다.
헤어지고 다음날 일부로 멀쩡한 척을 하고 하루를 살았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을 안자서인지, 혹은 다른 이유때문인지 아침에 2시간정도를 자고 일어나서
아침내내 코피를 흘렸다.

코피를 흘리면서, 괜히 속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뭘 잘못한것인가? 그것에 대한 고통인가?
그렇게 하루종일 코피가 흐르다만 코 안이 찝찝했고, 그날 저녁 또 술을 먹다가 코피를 흘렸다.

일기는 초등학교때 그림일기 이후로 일기를 써본적이 별로 없지만,
오늘도 왠지 잠이 오지 않고, 무엇인가써야 잠이 올것 같다.

사랑은 창싸움과 비슷하다. '모순'이란 말은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창과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방패라는 의미로 서로 뚫지도 막지도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사랑을 하는 사람은 그 '모순'에 나오는 듯한 기괴한 창을 하나씩 가진다.
그 창은 처음 강도들이 들고 다니는 아주 작은 단도같이 매우 짧다.
이 창은 참 신기하게도 여의봉처럼 조금씩 길어진다.
창의 길어짐은 그 창을 겨누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의 깊이에 따라 길어진다.
대신 이창은 그 감정이 없어지듯 짧아지지는 않는다.

남녀의 사랑은 아주 짧았던 창을 하나씩 들고 싸움을 하는 것이다.
그 짧은 창은 내 주머니속에 여러개를 갖고 다니며 언제든 창싸움, 아니 칼싸움을 하기 위해
들고 다닌다. 하지만 자라지도 않은 창을 들고다니는 사람들은 그 그것이 창인지, 칼인지,
잘 깨닫지 못한다. 아직은 너무나 짧아서 상대방에게 쉽게 상처를 낼 수 있진 않다.
혹 상처를 낸다하더라도 매우 작은 상처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의 멋진 무술영화의 창싸움을 생각해본다.
두사람은 매우 멋지게도 긴 창을 가지고, 근접하지 않은 채로 창싸움을 한다.
싸움보다는 이상적인 사랑의 모습이다.
어떤때는 남자의 창만 길어진채로 짧은 여자의 창과 대결을 하기도 하고,
어떤때는 여자의 창만 길어진 채로 짧은 남자의 창과 대결하기도 한다.
상상해본다. 누가 다치고, 누가 상처받는지를....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서로 다른 시기에 창을 길게 만들었고,
나도 모르게 깊이 상처를 받고, 그녀도 스스로 느끼지 못한채 상처를 받았다.
서로의 창이 길어짐을 살펴보며, 길어진 창으로 창싸움의 긴장감을 느끼던 때가 많았다.
깊은 상처는 싸움의 긴장감으로 어느새 잊게 만든다.
하지만 그 상처는 싸움으로 치료되지 않는듯하다.

가장 이상적인 창싸움은, 느리고, 급하지 않은 창 싸움이다. 싸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사랑은분명히 싸움이다. 그에게 깊지 않은 상처를 주며, 서로의 창이 길어지는것을
바라보며, 열심히 상대방과 싸워주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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